사람꽃 여행 소식지 VOL.12


– 여행기 –

 

인생의 현재가 중요함을 알게 한 크로아티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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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는 사실 내 여행 버킷 리스트에는 없던 곳이었다. 그런데 올해 초 내가 고추를 내놓고 다닐 때부터 알고 지내시던 아버지 친구분 내외께서 크로아티아 여행을 하고 싶으시다며 여행계획이 있냐는 문의를 주셨다. 그래서 시작된 여행이었다. 그분의 의견을 최대 한 수렴하며 여행을 만들다 보니 여행일자가 15일이 되는 긴 여행이 되었고 결국 아시는 분들만 모시고 가는 조촐한 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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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개월간의 여행준비가 마무리 될 무렵, 급한 전화를 받았다. 처음 여행 기획을 문의하신 어머님께서 여행전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다가 암 판정을 받으신 것이다. 그렇게나 많은 준비를 했는데 이렇게나 허무할 수가… 갑자기 안고없는 찐빵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미 모든 예약을 마친 상태였기에 나머지 두팀을 모시고 여행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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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팀 가운덴 내 부모님도 함께였다. 정말 오랜만에 15일이란 긴 여행을 함께 하며 옛날 이야기도 듣고, 지금 현재의 마음상태에 대해서도 듣는 소중한 시간들이 되었다. 스플리트에서는 팬트하우스 아파트를 빌렸는데 옛날 건물이라 엘리베이터가 없는 바람에 6층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체력을 테스트(?)하는 시간을 가졌고, 보스니아의 모스타르에선 내전의 아픔을 직접 목격하며 살아온 인생에 대한 의미를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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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의 블레드는 천국 같은 곳이었다. 숙소도 좋았고, 음식도 저렴하고 맛있었다. 게다가 2박을 하면서 휴식을 하니 그동안의 여독이 한꺼번에 풀리는 시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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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여행처럼 희로애락이 함께한다. 중요한것은 그 희로애락을 받아들이는 나에 의해서 삶도 세상도 그만의 것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의 내가 내일의 나를 만든다. 우리 아버지의 오늘이 어제의 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 여행칼럼 –

 

모던 노마드

둘. 박수칠 때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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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도 아닌 것이 머슴도 아닌 것이’ 새경도 없는 머저리’, 즉 ‘나’라는 자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인집 딸 ‘점순’양이 와서 한마디 하지요. “너 혼자서 일하니?”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저 놀리는 듯한 말투는 뭐란 말입니까? 시큰둥하게 한마디 쏘아붙입니다. “그럼. 혼자 하지 떼루 하늬?” 머쓱한 점순양, 삶은 감자를 건네며 또 한마디 던집니다. “너희 집엔 이런거 없지?” 이런 이런. 줄 거면 그냥 주지, 저 자랑질은 또 뭡니까? 그렇게, 부끄러운 점순양의 고백은 오해만 키우고, 알싸한 동백꽃 아래에 함께 자빠지기 전까지 계속되지요. 김유정의 <동백꽃> 이야기였습니다.

자~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이 있습니다. 오해를 부르는 점순이의 저 행동, 언행. 유목민들이 아주아주 싫어한다는 겁니다. 친구도 없는 초원에서 혼자 양을 돌보려면, 심심하지 않니? 넌 무슨 생각으로 사니? 지금 행복하니? 이런 걱정스런 눈빛을 매우 불쾌해 합니다. 거기에 덧붙여 동정과 멸시가 포함되면 끝장이지요. 가난한 삶, 후진국, 문명 바깥의 생활환경. 현재의 몽골이 그러함을 의심할 수 없습니다만, 그들은 결단코 인정하지도 않고, 그렇게 대접받으려 하지도 않습니다.

몽골을 여행하실 땐,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안됩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손가락질은 ‘죽이겠다’는 표시로 받아들입니다. 팔소매를 걷어부치고 집안에 들어서는 것도 안됩니다. ‘한판 붙자’는 표시라고 생각을 하지요. 아침에 겔 바깥에서 노래를 부르면, 그 집 주인에게 ‘빨리 죽어라’고 고사를 지내는 것입니다. 강물에 오줌을 누거나 화로에 쓰레기를 넣어서도 안됩니다. 물과 불, 신성한 것을 더럽히는 행위를 증오하지요. 개가 달려든다고 발로 차서도 안되고,타르박 구멍에 해코지를 해서도 안됩니다. 동물(가축이든 야생동물이든)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여행하기에 편하지도 않다는 땅이 금기사항까지 한무더기입니다.(치사해서 안간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금기는 애교입니다. 몽골 유목민들도 세계화된 지구 안에서 살아가는지라, 외국인들이 저지르는 실수 정도는 눈감아 줍니다. 그러나 딱 하나에선 예외가 없습니다. 민족, 국가, 칭기스칸에 대한 경멸과 멸시입니다. 시간 약속을 번번이 어긴 몽골 친구에게 “왜 또 늦었어?”라고 하지 않고, “너희 나라 사람들은 왜 그러냐?”라고 말하는 순간, 제명이 되십니다!!! 십년 정도 된 ‘얕은 교우관계’는 그날로 막을 내리게 될 겁니다.생각지도 못했던 금기사항이 참 많지요?

그럼, 몽골 유목민들이 좋아하는 건 뭘까요? 잘 먹고, 잘 자고, 잘 어울리는 겁니다. 세상 어디에서나 그렇겠지만, 몽골 유목민들은 특별히 ‘친구’를 좋아합니다. 사람이 귀한 문화다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배 있습니다. 그러니, 여행자의 옷을 벗고, 친구가 돼 주세요. 유목민들은 ‘손님을 환대’하는 것을 행복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들의 환대에 온몸으로 화답하시면 됩니다. 폐를 끼치기 싫다는 이유로 겔의 솥단지만 빌려서 ‘푸’라면을 끓여먹고 온 사람을 봤습니다. 유목민들이야 ‘괜찮다’라고 말하지만, 아무도 집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내심 서운한 것이지요. 문제는 더 있습니다. 매운라면(辛) 냄새 때문에 유목민들은 사흘간 자기 겔에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초원을 달리다 차를 멈추고 쉬고 있으면 멀리서 유목민들이 바람처럼 말을 달려 옵니다. 싸우려고 오는거 아닙니다. 긴장 푸세요. 백년 전에 보고 처음 보는 사람이 확실하지만, 아주 반갑게 맞아주세요. 악수를 나누고, 눈인사를 하고 담배 한 개피를 건네며 맞담배질을 하세요. 담배 한 갑을 선물하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런데, 열아홉개피가 남아있더라도 피우던 담배는 주지 마세요. 한 개피만큼의 ‘동정’이 들어설 여지가 있으니까요. 친구만 될 수 있으면, 좋은 여행자는 떼논 당상입니다.

자~ 더 나아가서 ‘멋진 여행자’가 되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이걸 잘하면, 유목민들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습니다.

첫째, 현지인이 건네준 술을 원샷! 했을 때입니다. 마유주 한 대접, 시민아르히 한 종지. 주인이 건네준 첫잔을 한꺼번에 들이키면 주변에 둘러선 사람들이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보내줍니다. “싸움이 없으면 잔치가 아니다”란 속담(동몽골 브리야트족)이 있을 정도이니 크게 취하는 건 실례가 아닙니다. 다행이죠?

둘째, 건네준 코담배를 거침없이 들이키고 에취! 재채기를 할 때입니다.사람을 만나면 맨 먼저 코담배를 꺼내(지금은 담배를 권하지만) 담배가루를 손톱 위에 살짝 올려주는데, 깊게 들이마시면 재채기가 나옵니다. 그러면, 의심없이 내 환대를 받았다고 좋아하며 박수를 칩니다.

셋째, 양고기를 깨끗이 발라먹고 칼로 뼈를 와작! 부술 때입니다. 양을 통째로 삶은 요리가 있는데, 이 허르헉의 압권은 ‘달’(70이란 뜻의 몽골어)입니다. ‘달’이란 어깨뼈를 70명이 나눠먹고 나면, 종이비행기 모양의 하얀 뼈가 나옵니다. 그럼, 그걸 칼로 내리치는 겁니다. 뿌찍, 소리와 함께 유목민들의 박수소리도 거세질 겁니다…자, 박수받을 준비는 되었습니다. 떠나시지요~~~

– 이영산 –

*사람꽃여행은 2015년 6월, 7월, 8월 몸과 정신이 함께하는 몽골여행을 준비중입니다.


– 건강상식 –

 

당신은 지금, 자기 몸의 주인으로 사십니까? (11편)

– 내 몸의 생명력을 깨우는 ‘건강의 참눈’을 떠야 합니다.

관념으로 굳어진 지식을 한 번 더 돌려라

인간의 생명력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매일같이 하루에 세 사발씩 먹어대는 오곡밥이 제일 좋답니다. 밥이 보약이라고 하는데, 곡식이 골고루 들어있는 오곡밥이 진짜 보약이 되요. ‘토정’씨도 이제부터는 반드시 오곡밥을 먹어야 한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삼이나 홍삼제품은 자신의 체질과 맥을 모르고 먹으면 도리어 역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타고난 체질과 몸의 현재 상태에 맞게, 허열과 실열을 구분하지 못하면 더욱 문제가 되겠지요. ‘토정’씨는 열이 내외(內外)와 상하(上下)로 순환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육장육부의 음양 허실 한열을 조절해야 한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를 하고 있답니다.

흔히들 단맛은 몸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오늘도 ‘토정’씨 집 앞의 과일가게 아저씨는 열심히 외쳐대고 있습니다. 제철에 생산되는 과일 앞에는 반드시 ‘꿀’자라는 단어를 붙입니다. 꿀참외, 꿀포도, 꿀배, 꿀복숭아, 꿀수박, 심지어는 신맛 나는 과일인 사과에도 ‘꿀’자를 붙여서 ‘꿀사과’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꿀은 단맛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지요. 단것을 많이 먹으면 ‘토정’씨가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진짜 살이 찐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단맛이 비만(살)과 상관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비만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벌꿀이나 단맛이 비만의 원인이 된다면 벌꿀을 채집하는 양봉업자와 그의 가족, 특히 그의 아내는 모두 뚱뚱보가 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호에 계속>

– 홍근주 –


– 나의일기 –

 

나오리 생태 마을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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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한분의 생각과 행동이 마을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는 놀라운 마을을 방문했다. 마침 그곳에서 예술 축제가 있는데 가족 모두가 초대를 받은 것이다. 그 마을이 있는 곳은 태안군이란다. 내비를 찍었는데 서울 양재동에서 3시간이 걸린단다. 총거리가 100Km남짓인데 3시간이라니… 알고보니 서산에서도 약 50분정도 시골길을 굽이굽이 들어가 반도의 끝 바닷가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착한곳은 무척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곳이었다. 바로 앞에는 염전에서 소금을 나르고 뒷산에는 군데군데 조형물을 세워 자연과 어우러지게 해 놓았다. 500여미터만 가면 바닷가 어촌도 나온다.

이 마을의 원래 이름은 ‘내리’였단다. 그런데 도예촌을 이끌고 있는 양승호씨가 프랑스에서 도예촌을 이루어 살 때 한국에서 편지가 오면 스펠링이 잘못되어 ‘Naori’로 표기된 것이 인연이 되어 마을이름이 현재의 나오리가 되었단다. 그분이 정착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은 인생이 바뀌었다. 다들 현업을 하면서 도예작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예술성을 발견하며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이날 마을 아이들이 우리춤을 곁들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여느 아이들과 달리 힘이 있었고 자부심 강한 눈빛도 인상적이었다. 전혀 예상치 않던 ‘나오리’에서 한사람의 꿈과 함께 어우러져 자신을 찾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이쁜 행보를 보아 즐거운 하루였다.

* 나오리 생태예술축제는 10월20일까지 진행됩니다.(주소: 태안군 이원면 원이로 2811-10)


– 여행소식 –

우리는 여고 동창생! 체코 렌터카 여행

(출발)2014년 10월17일~10월25일


 7천년 삼나무 숲 야쿠시마트래킹

(모집중)2014년 11월14일~11월16일


인도양의 진주 스리랑카

(모집중)2015년1월2일~1월8일


사라진 세계를 찾아 떠나는 인문학여행2탄 -베트남 편

(모집중)2015년1월9일~2015년1월18일


사라진 세계를 찾아 떠나는 인문학여행3탄 -오키나와 편

(모집중)2015년1월28일~2015년2월1일


 윈난 호도협트래킹과 장이모의 인상여강

(모집중) 2014년 2월17일~2월22일


 남프랑스 온몸으로 만끽하기

(모집중)2015년 4월20일~4월30일


“당신이 꿈꾸는 여행! 사람꽃 여행이 이루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