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꽃여행 소식지 VOL.14

사람꽃여행 소식지 VOL.14

– 여행기 –

제일 좋았던 여행은?

 

38라벤더로드_2

손님중에 한분이 ‘제일 좋았던 여행이 뭡니까?’란 질문을 하셨다. 난 머뭇거림 없이 “프랑스 렌터카 여행”이라고 답변을 했다. 여러 번 ‘프랑스 렌터카 여행’을 했지만 말하고자 하는 이 여행은 내가 갔던 여행은 아니었다.

김광석의 노래처럼 딱 서른 즈음이었다. 다니던 여행사에 모녀가 여행상담을 오셨다. 딸 둘과 엄마 셋이 배낭여행을 하고 싶다고 하시는데 한가지 조건이 있다. 계단이 되도록이면 없는 여행이어야 한단다. 몇백년된 유럽의 도시들은 기본적으로 계단이 많은 지역인데다 기차여행은 더욱 그렇다. 그런곳을 계단없이 배낭여행을 하겠다니… 도저히 상식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상황 설명을 하니 결심하셨다는 듯 어머님이 말문을 여셨다.

“제 큰딸이 몸이 불편해서 휠체어를 탑니다. 소아마비… 그래서 작은 딸하고는 여행을 여러 번 갔는데 큰 딸하고는 한번도 여행을 가질 못해서 항상 미안했거든요. 그래서 큰맘먹고 함께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도와주세요.”

내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곤 몇 년전 개인적으로 렌터카 여행을 할 때 보던 ‘미쉐린 지도책’을 꺼냈다. 휠체어를 타시는 분이 여행을 하려면 자동차만큼 좋은 교통수단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내가 다녔던 프랑스 일정을 소개해 드리고 렌터카 예약을 해드렸다. 두분은 그제서야 환하게 웃으시며 ‘감사하다’는 말을 연신 하시고 돌아가셨다.

20세잔_생트빅투아르산 SONY DSC 16고흐_아를의별이빛나는밤

한달이 지났을까? 따뜻한 햇살이 비치던 어느날 아침, 그 때 모녀가 예고도 없이 사무실로 들어 오셨다. 그 때만 하더라도 여행을 다녀와 다시 여행사를 찾을 때는 대개 문제가 있어 따지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았기에 ‘어? 이분들이 왜 오시지?’란 생각을 했었다.

약간 긴장해 있는 나에게 두분은 곱게 포장한 선물을 주시며 ‘안선생 덕분에 저희 가족이 꿈을 이루었습니다. 여행 내내 함께 다녔던 듯 싶어요. 감사합니다.’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고 진심으로 함께 기뻐했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큰 보람이 되었다. 이 여행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오고 있다. 이 맛에 여행상담과 인솔을 하고 있고 삶의 의미를 찾게 되었다.

그래서 나에게 평생 제일 좋았던 여행은 ‘그분들과 함께 한 프랑스 렌터카 여행’인 것이다.

–일도 안석현 –


 

– 여행칼럼 –

모던 노마드

 

4. 존재의 가벼움

참을 수 있는 존재의 가벼움

몽골어로 ‘비가 온다’를 어떻게 쓸까요?
우리는 보통 ‘온다’고 합니다.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소월의 ‘왕십리’처럼.

몽골에선 ‘비가 들어간다’라고 합니다. ‘비’는 몽골어로 ‘보로’, ‘들어간다’는 ‘오로흐’입니다. 그래서, 보로 오로흐, 보로 오르찐(비가 들어가고 있다)라 하죠.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내리는 것도 아니고, 들어간다니, 좀 낯선 표현입니다.

우리말의 ‘비가 온다’에서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비와 나’입니다. 반면에 몽골어의 ‘비가 들어간다’에서 주인공은 좀 다릅니다. ‘하늘과 대지’이지요. ‘하늘과 대지와 그 사이의 비’, 천지인(天地人)이 아니고 천지우(天地雨)네요. 우리는 거의 생각치 않고 사는 존재들, ‘푸른 하늘’과 ‘어머니 대지’가 유목민들의 삶, 사상, 언어 속엔 늘 함께 합니다. 인간이 모든 장면의 주인공이란 생각을 버렸기 때문에, 스스로 우주의 주인이라는 짐을 덜어낸 덕택에, 유목민들은 그만큼 가볍고 그만큼 자유로워집니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겠다는 한국 사람들과 함께 몽골엘 간 적이 있습니다. 기십억을 들여 캠프를 시작하겠다는 분도 있었고, 오천만평의 땅을 구해 밀이나 감자농사를 하겠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여러번 갔는데 성사된 건 없습니다. 무슨 사업을 하던지, 한국인에겐 땅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걸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그 위에 세우는 호텔이든 농지이든, 모두 사상누각이라고 굳게 믿고 믿습니다.

그런데, 몽골은 개인에게 영구적 토지 소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새 땅을 계약할 경우, 보통 80년 정도의 사용권을 줍니다. 점유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고, 수익을 낼 수 있고, 처분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무려 80년씩이나 독점적으로 보장받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인들은 그걸 인정하지 못합니다. 80년이든 800년이든, 완전히 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운동장만한 아파트를 사도, 여의도만한 논밭을 사도, 그걸 오백년동안 간직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백년도 못사는 인간’들이 80년의 소유를 ‘소유가 아닌 임대’라고만 생각합니다. 천년의 고민을 안고 사는 우리들은 등에 진 짐이 몇천킬로그램인지 잴 수도 없습니다.

유목민 겔엔 책이 없습니다. 이사할 때, 책처럼 무거운 짐은 없으니까요. 겔엔, 금은보화도 없고 현금을 보관한 금고도 없습니다. 장농도 없고, 화장대도 없지요. 모든 무거운 것들은 소유하지 않습니다. 하늘과 땅과 신들을 위한 제단이 하나, 바깥 소식을 들을 수 있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하나, 집을 따뜻하게 할 난로 하나, 그리고 먹을 음식과 솥단지 정도입니다. 겔(유목민의 이동 집)과 침대는 가벼운 조립식이지요. 분명 아무것도 없는데, 겔을 방문할 때마다 가슴이 가득 차는 것을 느낍니다. 손님을 환대하는 따뜻한 손길, 아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그리고 맑고 순수한 눈빛 때문입니다.

고비에 지금까지 내려오는 풍습이 있습니다. 멀리서 유목할 일이 있어 가족이 집을 비우게 되면, 유목민들은 아침 일찍 음식을 만들어서 겔 안에 준비를 해 놓고 집을 나섭니다. “내가 없는 사이에 손님이 찾아올까봐” 주인 없는 집에, 음식을 장만해 놓는 것이지요. 저녁에 돌아왔는데, 준비해 둔 음식이 깨끗이 사라졌으면 유목민들은 크게 기뻐합니다. 다 버렸어도 ‘사랑’ 하나는 우주보다 넓습니다.

책이 없다고 글을 모른다는 건 아닙니다. 우리(혹은 정착민의 역사)가 의심없이 말했던 유목민은 문맹자라는 평가, 그래서 야만인이란 평가는 명백히 잘못입니다.

예수의 길이 있습니다. 부처의 길이 있습니다. 공자의 길도 있고, 소크라테스의 길도 있습니다. 그들은 ‘이러저러 철학서’나 ‘요래저래 사상서’를 쓴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을 알고, 믿고, 따라합니다.

발자국, 그들의 삶이 남긴 발자국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론이나 사상이 먼저가 아니라, 스스로 삶으로써 남기게 된 발자국이 먼저였던 것입니다. 그걸 후세인들이 따르고 해석하고 모델로 삼아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사람을 모아 세력이 되고 조직이 되고 이론이 되고 사상이 되고… 그렇게!

유목민들이 생각, 행동양식, 사상, 철학, 등등의 모든 것. 그런 모든 것들, 그 가볍고 자유로운 것들, 하늘과 대지 속에서 살아있는 그들의 발자국, 글로 남기지 않았을 뿐, 책으로 모으지 않았을 뿐, 그것 또한 사상이고 철학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우리 앞의 유목민입니다.

– 이영산 –


 

– 건강상식 –

당신은 지금, 자기 몸의 주인으로 사십니까? (14편)

 

내 몸의 생명력을 깨우는 ‘건강의 참눈’을 떠야 합니다.

육체의 틀과 관념에 갇힌 현대인은, 생명력에 대한 무지와 ‘건강염려증’이라는 더 큰 중병을 앓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는 당뇨병 환자다’라는 고정관념으로 머리에 뚫린 구멍을 메우는 작업이 더 중요합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습니다. ‘토정’씨가 자신의 몸과 건강하게 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으니, 이제부터는 가족들이나 주변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기둥의 역할을 하셔야 합니다.

인삼의 경우처럼 ‘토정’씨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과 부딪치는 것입니다. 인삼이 단순히 ‘좋다 나쁘다’ 혹은 ‘틀리다 맞다’는 OX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것을 일정한 기준에 근거해서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감정이 상하거나 속상해 하지 마세요. 지금부터 하나하나 배우고 익혀가면서 ‘토정’씨의 것으로 만들어 가면 된답니다. 항상 전체를 보는 안목을 갖도록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셔야 해요.

그러면 ‘토정’씨처럼 몸이 차가운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머리 위쪽으로 많이 올라가던 피를 밑으로 내리면 손발이 따뜻해지면서 순환이 잘 되겠지요. 그렇다고 순환이 잘 되는 약을 먹을 생각을 마시고, 날씨에 따라 알맞게 옷을 입으시고 아파트 주위를 걸어보세요. 피가 머리 위로 많이 올라가는 인영이 큰 사람은, 스스로 살려고 걷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걸을 때는 들여 마시는 호흡을 좀 더 길게 하면 더욱 좋겠지요. 왜냐하면 들여 마시는 들숨은 위로 솟구쳐있는 인영의 맥을 밑으로 내린답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호흡을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상당히 어렵거든요. 호흡을 하면서 걷기가 힘들면, 그냥 재미있게 걸으시면 됩니다. 걸을 때도 쓸데없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치고 들어 올 것입니다. 운동을 하면서 걸을 때만이라도 세상만사를 내려놓는 연습을 하세요. 사람은 생각을 하지 않을수록 행복하고 몸에도 좋습니다. 그런 다음 손발을 만져보세요. 어느새 따뜻해진 손발에 깜짝 놀라실 것입니다. 걸으면 몸의 기혈이 순환되면서 열이 발생한 덕분입니다. <다음호에 계속>

–홍근주-


 

– 나의일기 –

3번째 방콕 에너지 충전여행

 

IMG_1231 20141230_223528 CAM00137

2011년 11월 회사를 오픈하고 계속 개점 휴업상태였다. 갈수록 자신감은 떨어지고 무기력해지는 나를 느낄 정도였다. 2012년 8월, 내가 좋아하는 방콕여행(오전엔 호텔 수영장에서 쉬고 오후엔 스파와 마사지, 맛있는 먹거리, 저녁 야시장과 재즈바등)을 보여 드리고자 모집을 했다. 그 때 신청하신 분은 단 2분. 지금까지 늘 함께 해주시는 최선생님 내외분이시다. 그렇게 시작한 방콕 여행이 2013년에는 류선생님께서 가시기로 하고 모집 하면서 9명이 모여서 출발을 했고, 2014년에는 홍선생님의 제안으로 모집하며 12분이 되셨다.

나도 모르는 순간에 3년의 역사를 가지게 되었고 초심을 생각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애정이 가는 여행이 되었고 함께 한 한분 한분이 특별한 분들이 되셨다.

앞으로도 이 여행은 4회, 5회, 6회…..쭉 이어질 것이다.

– 안석현 –


– 여행소식 –

(모집중) 2015년 2월16일~2월21일 윈난 호도협트래킹과 장이모의 인상여강

(모집중) 2015년 3월28일~3월29일 통영국제음악제와 도다리 쑥국

(모집중) 2015년 4월11일~2015년 4월15일(새벽도착) 방콕 송크란 축제

(모집중) 2015년 5월9일~5월18일 남프랑스 온몸으로 만끽하기(2월말 마감)

(모집중) 2015년 6월4일~6월8일(새벽도착) 방콕 에너지 충전여행

(모집중) 2015년 6월24일~7월5일 베를린 발트뷔네콘서트와 뮌헨 오페라축제

(모집중) 2015년 7월18일~7월25일 몽골 인문학기행과 말타기(3월20일 모집마감)

(모집중) 2015년 7월31일~8월10일 새롭게 보는 터키 일주

(모집중) 2015년 9월24일~10월3일 요르단 일주와 베두인 체험 그리고 온천

(모집중) 2015년 10월20일~10월31일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집중) 2015년 11월13일~11월15일 시간의 숲 야쿠시마 트래킹과 온천

(모집중) 2016년 1월22일~2월1일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인도

 

“당신이 꿈꾸는 여행! 사람꽃 여행이 이루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