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숲’ 야쿠시마와 ‘온천모래찜질’이브스키 답사기

‘시간의 숲’ 야쿠시마와 ‘온천모래찜질’이브스키 답사기

올 초, 규슈올레 답사를 하면서 규슈관광청의 이유미 상에게 7,000년 이상된
삼나무로 덮혀있는 곳, 모노노케히메(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이끼 가득한 야쿠시마 섬
이야기를 듣는 순간, 모진 풍파를 이겨낸 삼나무를 보며 나를 다시 다듬는 시간을 꼭 가져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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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9월, 드디어 가족과 함께 야쿠시마와 이브스키, 가고시마를 다녀왔습니다
비행기와 버스, 다시 쾌속선등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가야하는 쉽지 않은 곳, 선택받은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곳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일이 일상이 되고 또 생활비까지 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감사한지…
이 감사함을 좋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많은 분들이 함께 누릴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우리의 답사여행은 항공기 스케쥴상 본진의 반대로 이브스키를 거쳐 야쿠시마로 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첫날, 비행기로 1시간 20분이면 도착하는 가고시마. 기내식을 먹자마자 착륙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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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후 공항에 있는 족욕을 하며 몸의 첫 피로를 풀고 바로 이브스키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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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2시간을 달려 우리가 묵을 숙소인 큐카무라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국립공원에 유일하게 있는 료칸으로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뒤로는 산 앞으로는 바다. 천혜의 요지입니다. 이곳에는 노천온천과 검은모래온천등이 있고 산책로도 바로 연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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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는 가이세키(독상)요리인데 이곳에서 유명한 줄샛멸(멸치과)회, 흙돼지, 가고시마오뎅등 식당에서 시키면 최소 4,000엔 이상이 되는 요리들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행복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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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규슈올레 코스를 갔습니다. 이브스키코스는 총 20Km로 6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일본 최남단에 위치한 역에서 부터 시작하여 우리는 일부는 빼고 우리만의 코스를 돌고 왔습니다.

시골길을 한적히 걸으며 동네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여유를 즐기는 것은 언제나 행복한 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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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안배를 잘 못해 가도가도 식당이 안나와 헤매다가 우연히 발견한 시골 슈퍼에서 먹은 컵라면맛을 잊을 수 가 없군요. 주인 할아버지도 우리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손자가 있다고 할 때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잔잔함도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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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야쿠시마로 가는 쾌속선 Toppi를 타고 1시간 30분만에 도착을 했습니다. 첫인상은 현대적이고 깔끔한 항구였습니다. 비린내도 안나더군요.정적이지는 않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역시 선진국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편의시설도 깨끗하게 잘되어 있더군요. 특히 나무랄데없는 화장실은 감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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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알아봐둔 숙소를 갔는데 11월 본진 때 방이 없답니다. 알고보니 11월이 야쿠시마에서는 최성수기라는 것입니다. 그 때가 기온이 서늘하여 걷기에 최고의 날씨가 된다는 군요.

아차싶어 바로 안내소로 와서 적극 추천하는 숙소에 연락을 했는데 예약이 취소되어 다행히 우리가 원하는 때에 방이 있답니다. 바로 가서 예약을 하고 이리 저리 돌아보는데 이곳은 잘 꾸며진 료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깔끔한 방, 대중목욕탕, 강 바로 앞에 있는 위치와 편히 쉴 수 있는 나무데크등… 왜 안내소에서 적극 추천했는지 알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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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또한 감동이었습니다. 우리입맛에 딱 맞는 가이세키(독상)요리가 나온 것입니다. 융숭한 대접까지 받는 다는 것은 행복한 순간입니다. 원래 생각했던 요금보다는 꽤 높았지만 받은 서비스를 생각하니 전혀 아깝지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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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야쿠시마 산행은 두코스를 가는 것으로 했는데 막상 다녀보니 한코스만 다녀도 괜찮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비슷한 풍경이라 그중 이색적인 느낌이 더한 죠몬스키 코스로 결정을 내렸는데 10시간의 긴 시간이지만 2시간30분간의 철길을 걷는 편안함이 있기에 큰 무리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산행을 하다가 중간에 먹는 주먹밥 도시락은 꿀맛 그 자체였습니다. 게다가 삼나무 옆에서 콸콸 쏟아지는 약수물맛은 달디달았습니다. 지금도 그 물맛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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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몬스키 코스로 결정을 내리면서 저에게 숙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10시간을 소화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한 코스 개발이었습니다. 그런데 간절하면 얻게 된다고 야쿠스기란도라는 삼나무 군락지를 잘 포장(나무와 돌로)된 길로 걷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이곳은 누구나 편하게 다닐 수 있으면서도 죠몬스키 코스의 삼나무들을 한곳에서 압축해서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로써 같은 날 서로 다른 코스 개발이 완성되었습니다. 아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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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온천이 있다고 해서 가보았는데 완전 공용 노천이었습니다. 남녀의 구분이 대나무발로 되어 있고 옷도 바위틈 뒤에서 벗어야 하는 곳이었지만 온천수질은 탄산온천으로 그동안 다녀본 온천 가운데 몇안되는 좋은 곳이었습니다. 온천을 마치고 나니 혈액순환이 잘 되는지 몸이 가뿐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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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날, 친해진 오카미상(여주인)과 작별인사를 마치고 가고시마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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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는 번잡한 도시였는데 한가지 특이한 것은 시내 한복판에도 온천이 콸콸 솟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에겐 야쿠시마의 한적함이 그립더군요. 묵었던 가고시마의 호텔에서 마지막 노천온천을 하며 생각의 정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에필로그]

첫번째,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은 역시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제 일상에 빠져 아내와 아이의 시선을 놓칠 때가 있습니다. 여행중에 그러한 부분을 서로 이야기하고 표현하며 가족의 일상도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이 됩니다. 그리고 더 큰 사랑을 하게 되지요. 이해하고 서로 응원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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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일본사람들의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모든 것이 아이도 동등하게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특히 식당에 세팅되어 있는 것, 화장실, 공항 아이의자등) 유럽보다도 더욱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 선진국이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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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저 자신과의 약속인 운동을 이제는 외국 출장중에도 빠지지 않고 하면서 여러가지를 느낀것입니다.

전에 못보던 풍경과 소리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해뜨는 일출을 매일 보았고, 새소리와 맑은 공기를 느꼈으며 때로는 술취해 집으로 향하는 비틀거리는 사람도 보았고, 거리를 청소하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한국에서의 일상인데 여행가서는 거의 접해보지 못했던 풍경을 느꼈고, 무엇보다도 내 자신에 대한 약속을 하면서 느끼는 자신감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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