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세계테마기행 출연 유별남 사진작가와 함께 하는, 중국 윈난성

EBS 세계테마기행 출연 유별남 사진작가와 함께 하는, 중국 윈난성

1. 출발

여행, 설렘과 동의어다. 비행기를 타면 맨 먼저 보는 것이 기내지다. 왜냐하면 광고와 기사들은 방문하는 나라의 이미지를 투영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아는 기쁨이기도 하다.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이 증대되며 가슴 뛰기 시작한다. 말하자면 워밍업이고, 다시 말해 설렘이다. 비행기가 내려 앉기 전 고도차 때문에 귀가 아픈 경우가 많은데 쿤밍은 그렇지 않았다. 1,600m의 고지에 도시가 있기에 그런가 보다. 하늘에서 하늘로 내렸다고나 할까.

 

2. 만남

윈난성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티벳으로 넘어가는 차마고도가 있고 라오스와 베트남으로 넘어가는 길목으로, 앞으로의 여행 흐름상 중요한 지역이었기에 방문을 했었다. 그 때 만난 사람이 윈난 과학 기술원의 이광석 부장이었다. 지금은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서로를 잘 아는 이부장이 있기에 윈난을 사랑하게 되었고 언제가도 늘 기쁜 곳이 되었다. 물론 볼거리, 할거리, 먹을거리 등 꺼리가 많다는 것은 여행하는 데 있어 매우 좋은 요소임에 틀림 없다. 이부장을 통해 알게 된 뤄핑의 유채꽃, 론니플래닛이 적극 추천한 웬양의 라이스테라스, 호수의 물길을 따라 살아가는 이족 마을 푸저흑 등은 이미 내 몸 한구석에 떡 하니 차지하고 있었다. 결국 이런 나를 솔직하게 받아들여 8년만에 답사길에 올랐다.

 

3. 천지가 황금이다 – 뤄핑 유채꽃

이곳에 거대한 유채밭이 들어선 이유는 아무래도 좋은 기후와 토양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찾아 가는 길의 흙들이 검붉은 색이다. 어디를 가나 노란색으로 덮힌다고 하지만 그래도 전망하기 좋은 뷰 포인트는 2군데란다. 하나는 효리라는 곳으로 지형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이 농사를 지은 곳이 소용돌이 문양으로 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금계봉이라는 곳으로 마을과 탁 트인 유채밭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이런 곳은 양자택일 할 수 없다. 금계봉 안쪽에는 대를 이어 유채밭을 일구는 부이족 마을이 있다. 공산당의 지시로 건물벽을 흰색으로 칠하는 등 현대화(?)란 미명아래 전통이 파괴되고 있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갈함은 여행을 감칠맛 나게 한다.

 

4. 산과 물이 좋은 곳 – 푸저흑

부이족의 말로 산과 물이 좋은 곳이란 지명의 푸저흑. 소계림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실제 가서 보니 그보다는 호숫가에 면한 신비한 산들과 그 어귀에 마을을 이루고 낚시를 해서 살아가는 이족들의 편안함이 느껴졌다. 그야말로 여행 중에 휴식과 명상을 하기에 적합한 곳이 아닐까 싶다. 이곳에서는 호수를 따라 배를 타고 이동하며 그네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인도 께랄라 지방의 백워터 보트 여행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보트의 목적지는 주변의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자그마한 산 앞이다. 이곳에서 약 20분정도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그야말로 기막힌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5. 스토리를 먹는다 궈챠오미셴(:過橋米線) – 멍쯔(蒙自)

라이스테라스가 있는 웬양(元?)으로 이동 중 멍쯔가 미셴(중국식 쌀국수)중에서 제일 맛있다는 궈챠오미셴의 시초가 되는 도시에 들렀다. 궈차오(過橋)라는 말은 ‘다리를 건너다’, 미셴(米線)은 ‘쌀국수’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다리를 건넌 쌀국수’다. 이 국수에 얽힌 유래가 애뜻한 데 명조 말기 과거를 준비하는 남편이 있었는데 공부에만 전념하기 위해 난후(南湖) 라는 호수의 중간에 있는 작은 섬에서 지내게 되었다. 아내는 매일같이 식사를 그곳까지 가지고 갔는데 가는 길이 멀어 늘 식어있는 밥을 보며 안쓰러워했다고 한다. 하루는 남편 몸보신을 위해 닭을 고은 국물에 저민 고기와 쌀국수를 넣어 갔는데 국 표면에 뜬 닭기름막이 보온 역할을 하여 남편이 따뜻한 국수를 먹을 수 있게 되자 그 다음부터는 이 방법으로 남편에게 따뜻한 음식을 드리게 되었다고 한다. 음식을 가지고 가려면 호수 안의 섬을 가기 위해 늘 다리를 건너야 했기에 궈챠오미셴이 되었다. 물론 그 남편은 아내의 지극한 정성에 힘입어 급제하였다고 한다. 한 그릇의 국수라기 보다는 사랑과 정이 물씬 나는 러브 스토리였다. 따뜻한 마음으로 한달음에 달려 국수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6. 잊지 못할 라이스테라스와 하니족 마을 – 웬양(元?)

산 아래는 열대성 기후인데 해발 1,600m를 올라가니 끝없는 논이 펼쳐진 고원이 자리잡고 있고 기온도 저녁이 되니 꽤 춥다. 사실 웬양 라이스테라스의 유래는 슬프다. 산 아래 다같이 모여 살던 여러 부족들 가운데 하니족은 농사를 주로 하는 순한 족속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인구가 점점 늘면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하니족은 삶의 터전을 뺏기고 산으로 산으로 올라가게 되었고 지금의 라이스테라스를 이루며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웬양은 신도시가 있는 산 아래의 난싸(南沙)와 산위의 구도시인 신지에(新街)로 나뉜다. 물론 라이스테라스가 있는 곳은 신지에 주변이다. 1시간을 굽이굽이 올라가야 있기에 문명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도착을 할 때쯤이 일몰 때라 얼른 ‘호랑이 입’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라오후쥐’ 전망대로 향했다. 사진에서 보던 일몰 장면이 마치 쇼를 하듯 변화무쌍하게 변하며 저 산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없었다.

 

7. 차마고도 시작점에서 800년 고차수를 만나다 – 징홍(景洪)

웬양의 감동을 뒤로하고 서둘러 길을 나섰다. 징홍 주변은 미얀마와 라오스로 가는 접경지역에 메콩강 상류가 흐르는 여행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이고 정글 트래킹과 야생 보이차의 원료가 되는 고차수 나무가 즐비한 곳이기에 이 지역을 따로 여행하는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그 꿈의 시작이 되는 800년 고차수 나무를 접했고 그 나무 주인댁에서 식사 대접을 받으며 하니족의 종파인 애니족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 되는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

 

8. 온천과 천연재료로 만드는 음식들 ? 쿤밍

다시 쿤밍으로 돌아왔다. 성도답게 26개 소수민족이 다 모여 살다 보니 음식도 가지가지고 산지에서 직접 온 각종 재료들로 만들다 보니 재료 본연의 신선한 맛이 있었다. 쿤밍 근처에는 수질과 온도가 높은 온천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입소문이 난 곳을 정해 오롯한 휴식과 함께 온천호텔에서 숙박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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